[목멱칼럼]인프라투자, '평균' 아닌 '최적' 추구해야

입력 : 2019-06-13 00:00:00



우리 경제나 사회의 수준을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흔히 ‘OECD 평균’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수준이나 위치를 파악하고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데 참고가 된다. 그런데 종종 우리는 OECD 평균에 뒤떨어지면 부족하거나 잘못되었다고 평가하고, OECD 평균을 넘어서면 선진국 수준이 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때로는 OECD 평균이 마치 정부 정책의 목표나 지향점인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20세기 산업화 시대는 ‘평균의 시대’였다. 사회 전체적으로 의사결정의 기준을 ‘평균’에 두었다는 의미다. 평균적인 신체 치수, 평균 지능, 평균 성적 등을 기준으로 교육과 사회 및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다. 하지만 지금은 ‘평균의 종말’ 시대라고 한다. 교육과 사회시스템에서 평균주의 함정을 탈피하고 각자의 개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경제영역은 더욱더 평균주의가 적용되기 어렵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확산 등으로 기하급수적 성장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도 평균주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프라 정책을 보자. 우리나라에는 오랫동안 OECD 국가의 평균적인 인프라 투자 추이와 비교해 볼 때 과도한 인프라 투자를 축소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OECD 평균 수준의 인프라 투자 비중을 최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평균은 평균일 뿐 최적이 아니다. 나라마다 경제발전의 정도나 사회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최적 인프라 투자 비중은 다를 수밖에 없다. 만약 우리가 OECD 평균 수준으로 인프라 투자를 해 왔다면 압축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산업화 초창기에 OECD 평균을 훨씬 넘어서는 집중적인 인프라 투자가 있었기에 압축성장이 가능했다고 본다. 게다가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은 모두 자신들의 과거 인프라 투자가 부족했다고 반성하고 있다. 지금은 모두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이처럼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들이 반성하고 있는 과거의 저조한 인프라 투자 수준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가 될 수 없다.


평균이 최적이 아니듯, 최소나 최대도 최적이 아니다. 요즘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에너지 정책을 보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8%로 OECD 평균보다 크게 미달하며 조사대상 30개국 중 20위라고 한다. 2040년께는 OECD 평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약 30%로 증가할 전망이니 우리도 그 비중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늘리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작았던 이유는 원전과 석탄발전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에너지 믹서를 어떻게 최적화할 것인지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지만, 그렇다고 해서 OECD 평균 수준이 최적은 아니다.


OECD 평균 정도가 아니라 세계 1위를 하는 영역도 있다. GDP 대비 R&D 투자비가 그렇다. 비중은 세계 1위고, 총액으로도 세계 5위권이라고 한다. 하지만 국가 R&D가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수준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OECD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R&D 투자 대비 기술 수출액 비중은 29위였고, 연구기관의 질적 수준과 산학 연구협력 정도도 각각 32위와 27위에 그쳤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R&D가 투자 규모에 비해 성과가 미흡하며, 고비용·저효율 구조라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껏 GDP 대비 R&D 투자비를 OECD 평균 수준으로 줄이자고 주장하는 목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OECD 평균을 기준으로 우리가 잘하고 있는지, 적절하게 투자하고 있는지를 판별하기는 어렵다. OECD를 흔히 ‘선진국 클럽’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35개 회원국의 구성을 보면 모두 선진국이 아니다. 과거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7개국과 멕시코, 칠레, 터키와 같은 신흥국 3개국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들 10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25개국 중 10위권 정도가 선진국 평균 수준이다. 하지만 이 같은 평균도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나라마다 역사와 문화, 지리적 환경, 산업구조, 인구구조 등이 다르기 때문에 평균이라는 하나의 잣대로만 좋고 나쁘다는 평가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평균이 아니라 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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